28정유정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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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정유정 (은행나무,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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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유정 작가님의 소설을 읽었더랬다. 7년의 밤이후로 얼마만에..
표지를 보는 순간 숫자만 덩그러니 적혀 있어 뭐지 했었다. 요즘 열혈 모드로 책 후원해주시고 계신 남친님의 선택이라는.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썰매대회에서 늑대에게 공격 당해 생사를 헤매는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28일 동안의 감염에 걸린 도시 '화양'의 재난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전염병. 그 도시에 갇혀진 사람들. 전염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개. 모조리 학살 시켜버리는 정부. 재난영화나 재난 이야기들의 똑같은 룰을 따르고 있지만, 그 속에 감춰진 사람의 잔혹함, 인간성의 끝을 보여주는 듯 하다.

개들을 위해 살아가는 남자 서재형, 그 뒤를 쫓던 기자 김윤주, 충성심 가득한 스타와 쿠키, 늑대개 링고, 남동생과 아버지 걱정뿐인 응급실 간호사 노수진, 가족을 잃어버린 구급대원 한기준, 가족에게 배제되 살아온 박동해까지. 각각의 시선에서 풀어가는 이야기들이 이어져 어우러진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흡입력있게 쏙쏙 빨려들어가는데, 끝 마무리가 영 쓸쓸하다. 혼자 하는 한탄이긴 하지만, 전염병에 대한 원인이 모호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왜 살아남은 것인지 궁금하고. 영 개운치 않은 결말이었다.

덧,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희망'이었던 것 같은데, 스토리에 치중해서 인지 서둘러 끝내버린 것은 아닐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 1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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