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는 것 중 하나는 도서관 만들기, 혹은 북카페 만들기다. 시립, 중앙도서관같이 규모가 큰 도서관은 만들 수 없겠지만 규모는 작더라도 다른 사람과 나에게 지식을 주고, 즐거움을 주고, 깨달음을 주었던 책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 실현 가능할지도 모르겠고(시간이 흘러 전자책이 대중화된다면 힘들겠지) 실현된다고 해도 아마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멀리까지 가기 전에는 서재를 갖고 싶다. 책과 책장으로 가득찬 방, 그리고 그 중앙엔 편한 의자와 책상 하나. 언제든지 들어가서 책장을 훑어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뽑아들고 편하게 앉아 볼 수 있는 그런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 방이 아니라 집 전체가 그렇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점점 책을 읽지 않는 사회가 되가고 있다는 말이 많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서재를 가지고 싶어한다. 그 이유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사회적 체면을 높이고 소위 있어보이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식인의 서재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한정원 (행성:B잎새,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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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는 사회에서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서재를 찾아가  책과 그 사람의 인연, 추억, 의미, 생각들을 공유하고 소개하는 책이다. 과연 저런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떻게 책을 읽을까 하는 의문들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책이라고 할까. 

나는 책을 읽을 때 한번에 한권의 책만에 집중해서 읽는 편이 아니다. 한번에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가면서 시간이 나면 그때그때 끌리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특별히 기한을 정해놓고 읽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한달에 몇권 읽었다..와 같은 것을 카운트 하는 것도 애매하다. 이 책 역시 다른 책 두권과 함께 번갈아가며 읽은 책이다. 책들간의 주제도 비슷할 때도 있지만 전혀 다를 때가 많고. 
그리고 책에는 메모나 필기 등을 전혀 하지 않는다. 책을 접는 것도 절대 하지 않고 책갈피나 표지를 이용해 어디까지 읽었는가를 표시하는 정도이다. 기억해둬야 할 부분이나 중요한 내용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놓거나 메모를 한다. 

이런 내 독서 방법이 혹여 비효율적이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이전부터 한번씩 들곤했다. 한번에 한권만을 집중해서 읽거나 관련있는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거나 이런 식으로 독서 방법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지는 않나..하는 의문이 생기곤 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하는 의문이 이 책을 선택하게 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 15인과 그들의 서재가 소개된다. 그런데 15명이나 되다보니 각자의 서재, 책에 대한 의미, 책을 읽는 방법, 생각들이 모두 다르다. 책에는 길이 있으니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람부터 책을 권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사람까지. 책을 읽을 때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고 표시를 하는 사람도 있고, 이와 정반대로 새책처럼 깔끔하게 읽는 사람도 있다. 책에 대한 모든 생각들이 절대로 같지 않다. 세상 다른 모든 것들처럼 책을 읽는 방법에도 정답은 없고 다양한 답이 존재하는데 그 모든 답이 정답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세상 모든 것이라고 확대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책 읽는 것에 있어서는 '틀림'은 없고 '다름'만이 존재한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지식인들이 책을 추천해주고 그 이유도 들어준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는걸까..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부분이다. 모두 분야가 다르고 관심사가 다르다보니 추천하는 책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그들이 추천한다고 해서 모든 책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여러 권의 책이 위시리스트에 들어왔다. 주로 역사와 건축에 관한 책들에 관심이 생겼는데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읽고 하나씩 읽어봐야 하겠다. 

책읽는 것을 좋아한다면 추천.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다면 추천. 
남이야 어떻든 관심없고 내 갈길만 간다는 사람에게는 비추. 

by 청춘한삼 2012. 5. 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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