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뿌리는 자에 이어 개인적으로 두번째 접한 타우누스 시리즈이다. 나처럼 뒤늦게 읽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통해 타우누스 시리즈를 접했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특별판까지 나올 정도로 정말 유명하고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라 덧붙일만한 말이 거의 없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1-02-1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감출 수 없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과 마주하다!어느 폐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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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여전히 작품에 등장하지만 '바람을 뿌리는 자'와는 다르게 다른 동료들에게는 거의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다. 상태(?)가 정상적이지 못한 동료들이 있어서이다. 개인적인 가정사, 친분 관계, 동료와의 불화..주변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난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야. 당신들과 같이 힘든 일상을 살아가는 진짜 사람이야'라고 외치고 있다. 주변인물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인공 중 하나인 보덴슈타인도 마찬가지다. '바람을 뿌리는 자'에서는 이미 이혼을 했지만 이 작품에서는 아내와의 갈등 때문에 수사에도 영향을 끼쳐 '냉철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작품의 배경은 작은 마을이다. 살인자로 추정되는 아들을 두었다는 이유로 멸시를 당하며 10년을 버텨온 아버지와 10년이 지나고 출소해 마을로 돌아온 아들 토비아스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을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존재와 10년 전 벌어졌던 살인에 더불어 마을에 숨겨진 어두운 비밀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씩 밝혀지는데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긴박할 땐 긴박하고 풀어줄 때는 풀어주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출판된 작품 중 마지막에 집필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거의 완성형에 가깝게 잘 만들어진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작은 마을과 그 마을의 비밀이라는 설정에서 윤태호 작가의 '이끼'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끼'에서는 평범한 주인공이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이라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형사인 주인공이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는 차이가 있다.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작은 마을에 살던 주민들은 외부에서 온 사람들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시골에 살아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작은 마을이나 시골에 가면 도시에 비해 인간적으로 친밀한 느낌, 넉넉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두 마을 모두 어두운 비밀이 숨겨져 있어서 사람들이 비밀을 파헤치려는 주인공을 그렇게 대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두 작품만이 아니라 로알드 달의 '맛'을 보아도 비슷한 인물들이 나온다. 내 주변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외지인을 경계하는 행동 양식은 작은 마을이라고 해서 더 나을 것은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작품도 그여자 Gene의 도움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무한한 감사를 :)

 

흡입력 있는, 재미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강추.

다른 타우누스 시리즈를 읽었지만 이 책은 읽지 않았다면 강추. 

 

덧. 404페이지에 '식당으로 안내했다'가 '식당으로 안내햇다'로 적혀있는데 나중에 수정되었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본건 2011년 3월23일 나온 초판10쇄.

by 청춘한삼 2013. 3. 23. 21:17

[그여자와 책] - 바람을 뿌리는 자


2011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엄청난 인기를 보며 한번쯤 읽어봐야겠네..생각하고 있던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을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내용 상으로도, 출간 시기로도 '바람을 뿌리는 자'보다 앞선 이야기라서 먼저 읽으려고 했는데 그여자 Gene께서 '바람을 뿌리는 자'를 먼저 읽어보라고 해서 읽은 순서는 거꾸로다. (알고보니 내용이나 출간 시기와는 별개로 작가가 작품을 쓴 순서로는 '바람을 뿌리는 자'가 먼저라는 깊은 뜻이..) 


바람을 뿌리는 자 - 타우누스시리즈.5
카테고리소설 > 독일소설
지은이넬레 노이하우스 (북로드, 2012년)
상세보기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는 여형사 '피아'와 그녀의 고참이자 파트너인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추리소설이다. 내가 이전에 읽었던 추리소설들은, 엘러리 퀸처럼 경찰과 탐정의 협업도 있긴 했었지만 홈즈나 뒤팽, 미스 마플 같은 탐정에 의한 소설이 대부분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에서 경찰들에 의한 추리를 접하긴 했었지만 경찰들만으로 이루어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편소설은 나에겐 그리 친숙하지 않았다. 사실 경찰들은 추리소설에서는 주인공을 빛내주기 위한 우둔한 - 사실은 평범한 - 사람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니. 

책갈피의 작가 소개에서는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여형사 피아'가 등장한다고 되어 있는데 '바람을 뿌리는 자'에서는 보덴슈타인의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그다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감정적으로 쉽게 흔들리고 불안해하는 사람의 면모를 더 많이 보여주었고, 덕분에 피아가 본인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며 사건을 추적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시리즈 중 이 책만 그런 것인지 나머지도 어느 정도 그런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마 이전에는 안그랬으니 소개글을 그렇게 썼겠지.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던 홈즈와는 달리 최근의 탐정들은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이 작품도 그렇고 이전에 블로그에 썼던 '삼색털 고양이' 시리즈도 그렇고 '벚꽃피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같은 작품도 그렇다. 저기 어디 하늘 위에서 내려온 완벽한 탐정이 아닌 우리 옆집에 사는 아저씨나 아는 형, 누나와 같이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감성의 소유자들이 범죄자를 쫓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이 작품의 보덴슈타인은 이혼한 아내가 자신 몰래 바람을 피웠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다 새로운 사랑을 찾고, 피아는 이혼한 전남편과 일 때문에 계속 만나며 스트레스를 받고 현재의 남자친구와도 일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 때문에 힘들어한다. 이렇게 감정에 영향을 받는 등장인물들은 독자에게 자기 자신들을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으로서 특별하면서도 보통의 사람처럼 특별하지 않도록 느끼는 것을 도와주어 독자들이 쉽게 이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작품에 몰입하는 것을 도와준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무엇이든 겉으로 보는 것과 실체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평범하고 행복할만한 가정이나 연인들도 속으로는 곪아있는 갈등이 있으며,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보이는 시민단체에서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뛰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모두가 가슴 속에 남들이 모르는 무언가 - 그것이 슬픔이나 분노같은 감정이건 비밀이건 - 를 감추며 살아가고 있었다. 심지어 주인공인 경찰들까지도. 

개인적으로는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너무도 큰 사건에 연관된다는 것을 알고 왠지 모를 불편함이 들었었다. 왜 굳이 추리소설에서 한두명의 영웅이 지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을 만든걸까..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나중에 작가의 후기를 보며 그것에 관련된 사건이 이 작품의 시작에 영감을 주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그러려니..하게 되었다. 어차피 소설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을만한 추리 소설이었다. 이 책을 친히 빌려주신 그여자 Gene에게 무한한 감사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누구에게나 추천. 

 


by 청춘한삼 2013. 3. 10. 20:30

지난번에 쓴 바람을 뿌리는 자에 이어 같은 시리즈로 구입목록에 올려두었던 이 신상 책의 따끈따끈한 리뷰ㅎ



사랑받지 못한 여자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2-06-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당신을 기만하고 절망에 빠뜨릴 사랑을 믿지 말라!독일 미스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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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순서상으로 봤다면 제일 먼저여야 했을 내용이다. 주인공인 피아와 보텐슈타인의 사생활이 뒤죽박죽 되어있어서 머리가 지끈하기는 하지만 여튼!


이책이 제일 먼저 출간되어 이런 혼돈을 막아줬으면 좋았겠지만, 넬레 노이하우스 특유의 글솜씨는 뒤쳐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좀 덜 다듬어진, 음 그러니까 전작들과는 달리 이게 처음이라는 느낌?! 이 든다고 할까?


그래도 주인공을 둘러싼 복잡하고 복잡함은 어딜 가지 않는다는 사실.


같은날 발생된 사건들. 같아보이지만 다른 이 사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한다. 곧은 성품의 부장검사가 자살하고 미모의 여성이 뛰어내려 사망한 사건. 


점점 사건이 진행되고 파내면 파낼수록 드러나는 검은 음모들. 처음 파트너가 된 두사람은 언발라스중에서도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고.


사건 중심에 있는 여자들이 불쌍 하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이책의 제목도 그랬던게 아닐까?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사랑받지 못한 여자들.


돈에 노예가 된 여자, 그런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또 그남자를 질투하는 아내.

뫼비우스의 띠 처럼 돌고 도는 관계. 머리아프다!!


시기상으로 보자면 1편: 사랑받지 못한 여자, 2편: 너무 친한 친구들, 3편: ?,4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5편: 바람을 뿌리는 자, 6편: ?.

얼른 3편과 6편도 우리나라에 출간되어 타우누스 시리즈가 완성되기를.


P.S - 이책의 원제가 미움받는 여자 였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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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7. 26. 21:19



바람을 뿌리는 자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2-02-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다음 이야기!베스트셀러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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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책도 바로 초이스.

이 작가의 글쓰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여튼 뭔가 그런게 나랑 잘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책에선 좀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여러 사람의 눈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음, 그러니까 시시각각 상황을 바라보는 각각 인물들의 눈을 내가 쫓아가고 있다랄까?


"백설공주에서 죽음을"에서 보다 설명하는 인물이 많아져서 그런가 헷갈리기도 했었지만, 오히려 책에 대한 집중도와 책을 이끌어가는 힘이 강해졌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이 책의 주제는 바람과 관련된 풍력에너지 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인 사건이다. 타우누스 도시의 풍력발전소를 배경으로 이루어 진다.


피아와 보덴 슈타인이 등장하는 시리즈 중 하나이며, 이 둘의 사생활까지 넘나드는 이야기들이 다채롭다. 


첫작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의 신선함은 사라졌지만 글을 이끌어 가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함을 다시 느낀 책이었다.


또 후속작이 나오겠지? 피아와 보덴 슈타인이 등장하는 시리즈는 분명 4부작이라 들었던거 같은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7.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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