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 최고의 탐정은 언제나 셜록 홈즈였다. 최초의 탐정인 뒤팽, 회색 뇌세포를 가진 포와로, 앨러리퀸, 미스 마플, 브라운 신부와 같은 여러 탐정들이 존재했지만 가장 유명하고 대단한 탐정은 셜록 홈즈였다. 아마 나말고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을거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가 출현한 영화도 개봉하고 드라마도 방영하면서 추리소설과 친하지 않던 사람들도 홈즈를 알게 되고 매력을 느끼고 있다. 
 
셜록홈즈:실크하우스의비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앤터니 호로비츠 (황금가지,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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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계곡에서 죽은줄만 알았던 홈즈가 돌아왔다 다시 죽은지 한참이 됐던 홈즈의 소설이 또다시 출판됐다. 하지만 작가가 홈즈를 만들어낸 코난 도일은 아니다. 코난 도일 재단에 의해 공식 셜록 홈즈 작가로 임명된 앤서니 호로비츠가 홈즈를 다시 부활시켰다. 몇년 전에는 피터팬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통해 운영되는 아동병원의 재정상황이 안좋아지면서 공식 작가에 의해 피터팬이 돌아오기도 했었는데(돌아온 피터팬) 홈즈의 경우도 비슷한 것으로 생각된다. 원작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의 가장 큰 적은 원작일 때가 많다는 점에서 이 소설도 오히려 원작 팬들에 의해 사생아 취급을 받을 수도 있을텐데 그런 평가가 내려졌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공식 작가에 의해 단발성으로 나오는 후속편이다보니 당연히 장편이고, 스케일 또한 크다. 소설에서 등장했던 거물급 인물들은 모두 나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찌보면 로버트 다우니 Jr.이 나왔던 영화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건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마치 하나의 사건처럼 진행시키는 스토리의 미끈함과 영화에서보다는 원작 소설에 좀 더 가까운 등장인물들은 좀 더 영화보다는 이 책에 한표를 던지게 한다. 

셜록 홈즈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라 수많은 리뷰들이 있을 것이고 아마 대부분은 이 책의 장점에 대해 적었을 것으로 생각되니 나까지 굳이 한 글자를 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아쉬운 점만 좀 적어보자면, 우선 제목에서도 나와있는 '실크 하우스'의 존재를 홈즈가 확신하는데 이용되었던 증거가 너무 빈약해 보였다. 내가 홈즈만큼의 추리력을 가지지 못해서겠지만 나로선 그 증거들만 가지고 의심해볼 순 있겠지만 그정도까지 확신하기는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 더욱이 '실크 하우스' 이름의 비밀은 이후에나 알게 되었으니. 다음으로는 위기 상황을 탈출할 수 있게 해주는 우연과 행운이 셜록 홈즈보다는 아르센 뤼팽이나 영화에서 더 어울릴 것 같은 정도로 느껴졌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점들은 셜록 홈즈의 장편을 본지 너무 오래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셜로키언들이 보기에는 말도 안되는 평가일 수도 있다. 

작가가 다르긴 하지만 원작에서 나왔던 내용들이나 배경들이 자연스럽게 소설 속에 녹아 들어있고, 베이커가 221B의 탐정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으로도 충분히 읽어볼만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또한 다시 원작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하기도 한다. 

셜로키언이라면 이미 다들 읽어보았을테니 굳이 추천할 필요는 없음.  
근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면 추천.
전설보단 레전드 명탐정의 새로운 추리와 모험의 세계를 엿보고 싶다면 추천.
사회파의, 혹은 아주 가볍게 진행되는 추리소설 대신 고전적인 탐정이 나오는 추리소설을 보고 싶다면 추천.

by 청춘한삼 2013. 2. 11. 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