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십자군 전쟁에 대한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보다보니 당시 사회인 중세 유럽과 이슬람 세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생겨나고 있다. 기사도라는 단어만으로도 친숙하다고 느낄 수 있는 중세 유럽과는 달리 이슬람 세계는 너무 배경지식이 없다보니 쉬운 난이도의 책부터 읽어보려 하고 있다. 그 이야기는 그 책들 소개와 함께 나중에 차차 하도록 하고, 이번에 소개할 책은 '중세의 뒷골목 풍경'이라는 책이다. 내용을 충분히 짐작 가능하게 하는 제목이다.  

중세의 뒷골목 풍경 // 유랑악사에서 사형집행인까지 중세 유럽 비주류 인생의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서양사
지은이 양태자 (이랑,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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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중세 비주류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책 표지에 나와있듯이 유랑 악사라든가 거지, 사형집행인, 유대인과 같이 듣기만 해도 힘들게 살았음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당시 유럽인들의 생활상을 재미있게 풀어쓴다. 하지만 '뒷골목'에 살고 돌아다녔을 비주류 인생들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중세 사회의 '뒷'이야기도 여럿 소개된다. 사실 내용, 분량면에서는 '뒷골목' 이야기보다 '뒷이야기' 부분이 더 많아서, 왜 굳이 제목을 '뒷골목 풍경'으로 지었을까 의문스럽긴 하다. '뒷골목'을 '뒷이야기'의 의미로 쓴 것이라면 제대로 지은 것이겠지만 내가 책을 읽기 전에 생각했던 '뒷골목'은 '하층민'의 의미였기 때문이다. 나말고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당시 비주류일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귀족이건, 평민이건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힘쓰는 것을 보면 조선 시대의 많은 여성들도 저렇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세와 조선, 모두 신분제 사회다보니 아마 중세의 귀족 집안 여성과 조선의 양반 집안 여성은 비슷한 사고와 고민을, 중세의 하층민 여성과 조선의 평민, 노비 여성은 마찬가지로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중세보다는 조선이 그나마 더 이성적인 면이 있어 억울한 사람의 수는 더 적지 않았을까 싶고. 적어도 조선시대에는 마녀 사냥을 하지도 않았고, 제대로 된 재판을 받을 수도 있었으니. 

개인적으로는 귀족들의 생활, 종교계, 정치 면에서의 뒷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특히 여자 교황의 존재와 그녀가 여자라는 것이 밝혀지는 극적인 상황은 깜짝 놀랄 정도랄까. 

역사를 좋아한다면 추천. 
역사 중에서도 정사보다는 민초의 삶이나 야사에 관심이 많다면 추천. 
by 청춘한삼 2013. 2. 2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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