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글 : [그여자와 책] - 허삼관 매혈기 - 피팔아서 영위하는 인생
             [그남자와 책] - 사람의 말은 빛보다 멀리간다 - 위화

제목 그대로 허삼관이 피파는 이야기인 '허삼관 매혈기'는 이전에 읽었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이하 목소리)'의 저자 위화의 작품이다. 이미 이전글에서 밝혔듯이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팟캐스트'를 통해서 위화와 '허삼관 매혈기'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이후부터 기회를 노리다 발행일로는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목소리'를 먼저 읽고 '허삼관 매혈기'를 읽게 되었다.  
 

허삼관 매혈기
카테고리 소설 > 중국소설
지은이 여화 (푸른숲,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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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피를 한번 팔았던 허삼관이 피를 팔아 번 돈으로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뒤에도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피를 팔아 돈을 받고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애쓴다. 자신의 욕심을 차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피를 파는 허삼관에게서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노동을 팔며 돈을 벌어오는 가장들을 떠올리게 된다. 허삼관은 일반적인 가장들보다 더 극적인 순간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며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은 자식들 때문에 오는데 아버지의 사랑도 느낄 수 있지만, 역시 자식은 리스크라는 생각도 든다. 그여자 Gene이 발췌한 부분을 봐도 그렇고.  

허삼관의 가족사를 험난하게 만드는 요인에는 중국의 현대사도 있는데 그 둘이 너무 잘 엮여 있는 점이 좋았다. 한 사람의 세치 혀에 좌우되는 문화대혁명의 분위기에 의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허삼관 가족들과 주변 인물들, 반대로 그 와중에 완장질을 하는 사람들이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애처롭게 나타나 있다. '목소리'에서 설명했던 '대자보'나 '청년들의 농촌생산대' 사건들이 '허삼관 매혈기'에 잘 스며들어가 있었다. 

질질 끌지 않는 이야기 전개와 사회상을 잘 녹여냈음에도 불구하고 잃지 않는 유머감각, 거기에 더해 감동까지 잘 차려진 소설을 한 상 읽은 느낌이다. 왜 위화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지를 알 것 같다. 

중국 현대사를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강추. 
가족밖에 모르는 한 자라대가리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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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한삼 2013. 8. 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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