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이언 매큐언 (문학동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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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이책을 후원해주신 남친님 감사합니다. 영국의 유명한 작가 이언 매큐언의 속죄이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영화:어톤먼트'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여 쉽게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이다.

사실 첫장을 시작하며 여러장을 넘기기 까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뭔가 지루하게 설명만 늘어놓는 듯한 느낌이라 남친님께 불평아닌 불평을 했었는데, 왠걸 그 말을 하자마자부터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사실 사악한 범죄라 하면 살인, 강도 등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이런 범죄 말고도 잔혹한 일이라는 것이 인생을 통째로 뒤흔들게 된다면 어찌 되는 것일까.
한순간의 실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꿔놓는다면. 특히나 사랑하는 연인을 갈라놓게 만드는 일을 자신도 모르게 했었다면. 그리고 그것을 어린이에서 성장한 어른이 속죄를 한다면.

마지막 장면에서는 반전아닌 반전이 나타나 허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사랑하는 연인이 그렇게 남은 것이 오히려 잘 된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을 불행에 빠뜨리는 것은 사악함과 음모만이 아니었다. 혼동과 오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 역시 우리 자신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똑같은 존재라는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불행을 부른다. 그리고 오직 소설 속에서만 타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모든 마음이 똑같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이 소설이 지녀야 할 유일한 교훈이었다.
지난 오십구년간 나를 괴롭혀왔던 물음은 이것이다.
소설가가 결과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신과 같은 존재라면 그는 과연 어떻게 속죄할 수 있을까?
소설가가 의지하거나 화해할 수 있는 혹은 그 소설가를 용서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소설가 바깥에는 아무도 없다.
소설가 자신이 상상속에서 한계와 조건을 정한다.
신이나 소설가에게 속죄란 있을 수 없다.
비록 그가 무신론자라고 해도.
소설가에게 속죄란 불가능하도 필요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속죄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p.52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6. 12.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