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을 알게 된 것은 김광진의 경제포커스에서 토요일마다 경제서적을 소개하는 코너였다.드라마 화이트칼라를 재미있게 봤어서인지, 범죄자들, 특히 금융범죄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흥미가 생겼다. 그렇게 위시리스트에 한참 담겨있다가 이제야 빌려보게 되었다.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속였는가
카테고리 경제/경영 > 재테크/금융
지은이 카리 나스 (한빛비즈,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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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 범죄라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금융사기꾼들에 의한 금융범죄이다. 그런데 왜 제목에 화이트칼라를 넣은거야..라고 생각했지만 원제는 'Swindling Billions'이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바뀐 것이였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고 책 소개에도 나오듯이 주요한 내용은 10대 금융범죄에 대한 기록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금융사건들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다. 유명한(이라고 적고 내가 아는으로 읽는) 사우스시 주가 조작이나 폰지 사기, 엔론 사건들 외에도 유령국가 정착 프로젝트나 에펠탑 매각,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와 같이, 부제와 같이 세상을 속인 사건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나라의 금융범죄를 다룬 책이 나온다면 부산저축은행이 마지막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이렇게 금융범죄에 대한 책을 쓴 이유는 더이상 금융사기의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때문에 흔히 피라미드라고 불리는 폰지 사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금융사기꾼들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 금융범죄의 체크 항목 등을 제시한다. 그 중 금융범죄의 10가지 체크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고수익이 어떻게 창출되는지 확인하라. 투자 매커니즘을 살펴보라.
2. 그들이 제안하는 투자 매커니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면 왜 다른 자산관리업체들과 은행들이 그 투자기법을 사용하지 않는지 알아보라.
3. 투자와 수익에 적용되는 세법을 확인하라.
4. 회사의 소유주와 그들의 배경에 대해 확인하라. 교육 수준, 경력, 신용등급은 물론이고 가능하다면 범죄 기록까지도 확인하라.
5. 명망 있는 전문가 또는 믿을 수 있는 전문기관의 추천서를 요구하라.
6. 지난 몇 년 간의 회계 서류들을 꼼꼼히 검토하라.
7. 회사의 감사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가장 최근에 작성된 감사보고서를 점검하라. 담당 회계법인에 직접 연락해서 확인을 받도록 해라.
8. 투자 위험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분석하라.
9. 주거래 은행을 확인하라.
10. 독립적인 제3의 수탁회사가 투자자산을 관리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라. 투자자산을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회사는 절대적으로 멀리하라.

이렇게 10가지이다. 투자를 하기 위해 살펴보아야 할 것들인데 지키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고 어찌보면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이라고 볼수도 있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이것들을 확인한다고 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사기임을 감지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거기다 버나드 메이도프같은 사람이 마음먹고 사기극을 벌인다면 10번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10번도 감추려고 한다면 충분히 조작할 수 있을 것이고.

아마도 금융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과욕을 부리지 말고,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유일한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의 가장 처음에 나오는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라는 말을 조심하고, 책의 마지막 문장인 '너무 좋아 진짜 같지 않다면 실제로도 진짜가 아닌 것이다'를 모두가 항상 새겨야 할 것이다. 절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아서는 안된다.


유명한 금융범죄에 대해 알고 싶다면 강추.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싶다면 추천. 
귀가 얇다고 생각한다면 추천. 
피라미드에 빠져봤다면, 혹은 지금도 피라미드 영업 중이라면 추천. 
범죄나 역사, 재테크에도 관심없다면 굳이 안읽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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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한삼 2012. 6. 16. 20:36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를 통해서 로버트 라이시란 인물을 알게 되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었고, 지금은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인물이다. 노동부 장관이라는 직책을 맡았다는 점이 끌렸는데, 경제학자는 고용주(혹은 사용자), 기득권 입장에서 사고하기 쉬운 존재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노동부 장관 출신의 저자의 생각은 어떻게 다를까가 궁금했었다. 하지만 이 책 이전에 나온 자본주의에 대한 또 다른 책인 '슈퍼 자본주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순서대로 읽어보기로 했다. 

슈퍼 자본주의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이론
지은이 로버트 B. 라이시 (김영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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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자본주의'에 관한 책이다. 그런데 굳이 '슈퍼'라는 접두어를 붙인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책이 나온 2008년 당시의 자본주의를 '슈퍼 자본주의'라 명명했다. '슈퍼 자본주의'란 자본주의가 전세계를 뒤덮고 그로 인한 전지구적 경쟁에서 생존하고 승리한 (주로) 글로벌 대기업들에 의해 사회가 좌우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흔히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시장의로의 권력 이동(혹은 쏠림)의 정점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는 책 소개와 목차만 살펴봐도 알 수 있을테니 굳이 다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저자의 현실인식 중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으로 볼 수 있는 것을 소개하자면, 우리 안의 두 자아에 대한 내용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통해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를 바라는 시민이다. 동시에 우리는 시장에서 소비자와 투자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시끄러운 주제인 대형 마트와 전통시장(혹은 소상공인) 간의 갈등을 생각해보자. 공동체적인 삶을 원해서이건, 대기업의 전횡을 더이상 보고 있을 수 없어서이든, 인간의 생존권의 측면에서이건, 어쨌건 최근 많은 사람들(찬반이 갈리긴 하지만)이 대형 마트보다는 전통시장, 혹은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상권이 지켜지는 것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대형 마트에 대해 규제를 하려고 한다. 강제 휴무일을 정하거나 영업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시행되고 있거나 시행되려고 하는 중이다. 이런 조치를 통해 대형 마트와 주변 상권 간의 힘을 조절해서 원하는 사회를 만들려하는 것은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통해서이다. 하지만 대형 마트를 이용하는 것은 분명 소비자로서는 장점이 있다. 주차장이라든가 배송,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나 다양한 품목 등의 장점 뿐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보이는 품목들이 있다. 만일 내가 대형 마트의 주식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대형 마트가 잘 되기를 바랄 것이다. 직접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내가 가입한 펀드가 대형 마트의 주식을 편입하고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입한 펀드가 아니라도 내가 불입중인 국민 연금 기금이 대형마트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한 사람은 민주주의에서의 시민과 자본주의에서의 소비자, 투자자로서 상반되는 속성을 가진다. 

많은 사람들이 시민으로서는 평등, 공정한 경쟁, 생존권의 보장 등을 원하지만 소비자로서는 기업 간의 경쟁, 투자자로서는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성공만을 원한다. 다들 알고 있듯이 지금까지는 대다수의 시민들의 선택에 의해서 시민보다는 소비자, 투자자의 입장이 우세했었다. 저자는 이점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여러분과 나는 공범이다. 소비자와 투자자로서의 우리는 세상이 날뛰도록 만든다. 시장은 우리의 욕구에 아주 잘 부응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더 잘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는 두 마음을 갖고 있다. 그 가운데서 더 약해진 것은 우리 안의 시민이다. 슈퍼자본주의는 승리했지만 민주주의적인 자본주의는 그러지 못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금 달라지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를 억누르고 있다. 그 결과로 나타난, 빈부격차, 비정규직의 증가, 노동자의 권리 약화, 환경문제 등의 문제는 자본주의만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시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래야 자본주의를 통해 키운 파이를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더이상 모든 것을 시장(자본주의, 기업)에 맡겨서는 안된다. 대신 시장이 사회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민주주의를 통해 시장의 룰을 만들거나 바꿔야 한다. 깨끗한 환경을 원한다면 기업들이 알아서 폐수를 정화하고 산업폐기물을 마음대로 버리지 않고 자동차 배기가스를 적게 내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기대하지 말고 환경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면 최저임금을 충분히 늘려야 한다. 노동자들의 업무 환경이 열악하다면 작업 환경 개선에 대한 법률을 제정하고 시행해야 한다. 시장이 알아서 사회를 배려할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그들은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유리할 때만 유리한만큼만 시혜를 베풀 것이다.   

똑같은 말을 또하고 또하느라 말이 길어졌는데 이야기의 주제를 조금 바꿔보자.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이다. 책에서 미국의 저축대부은행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 한번쯤 새겨볼만하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이후로 금융규제가 약화되면서 1982년 저축대부은행들이 예금을 이전보다 좀 더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우리나라의 저축은행처럼 무너졌다. 책에서 설명은 다음과 같이 나온다.

저축대부 은행 ... 은 탈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가 예금을 보호해 주었기 때문에, 새롭게 얻은 자유로 높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정크본드 등의 고위험 상품에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이들은 나중에 미국의 납세자들에게 무려 6천억 달러에 이르는 부담을 안겼다. 고수익의 혜택은 모두 민간 투자자들에게 주고 큰 위험이 따르는 실패는 모두 공공 부문에 넘기는 정책은 기업가들이 마음대로 위험한 투자를 하도록 자극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저축은행 문제와 비슷하기도 하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대형 투자은행들의 행태와 비슷하기도 하다. 특히 이익의 사유화, 책임의 공공화를 말하는 마지막 문장은 항상 새겨듣고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글재주가 없다보니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말이 너무 길어졌다. 슈퍼 자본주의는 너무 강력해진 자본주의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부터 책이 나온 2008년까지의 현실을 잘 분석해 놓은 책이다. 저자는 슈퍼자본주의 출현의 불가피했던 현실은 인정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민의 각성을 말한다. 더이상 기업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말고, 소비자와 투자자로만 살아가지 말고, 시민으로 행동하자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나온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를 통해 저자의 생각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혹은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봐야 하겠다.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면 강추. 
미국 자본주의 역사, 현재 상황에 대해 알고 싶다면 추천. 
나는 열심히 살았는데 왜 세상은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지 알고 싶다면 추천. 
그래도 아직은 신자유주의, 탈규제가 최고지..라고 생각한다면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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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한삼 2012. 6. 9. 20:28
책읽는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지는 않는다. 자기계발이나 실용서처럼 관심이 없어서 읽지 않는 분야도 있고 관심이 있어서 읽고는 싶은데 다른 분야에 자꾸 밀려서 많지 읽지 못해온 건축이나 역사같은 분야도 있다. 하지만 읽어도 뭐가 뭔지 도통 이해가 안되는 분야라 손을 대지 못하는 분야도 있는데 바로 철학이다. 

고등학생 시절 윤리 시간에 배운 것이 철학에 대한 지식의 모든 것인데 그나마도 차츰 잊어버리고 있다. 학부 시절 용감하게 도서관에 (아마도) 니체에 대한 책을 한 권 신청해서 본적이 있기는 하지만 채 몇장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해버렸다. 분명 글은 한글이건만 한줄 한줄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그 정도로 알 수 없는 책은 처음이었다. 그 이후로 철학은 '정말 어렵다'는 이미지로 남아서 도전조차 하기 힘든 분야로 남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시작이 잘못되었었다. 메시나 호날두를 상대로 수비를 해서 골을 먹고는 난 축구에 소질이 없구나..생각하고 포기한 초등학생 같다고나 할까. 기초부터 쌓아나갈 생각은 안하고 의욕만으로 무작정 덤비다보니 너무 일찍 포기하고 질려버린거였다. 

언젠간 다시 도전해봐야지..라고 마음 먹은지 얼마 안되서 친구에게 강신주의 책을 추천받았다. 원래 추천받은 책은 '상처받지 않을 권리'였지만 다른 책을 읽으며 미루고 있다 대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강신주 (사계절,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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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부제와 같이 인문학을 통한 카운슬링 책이다. 크게 나에 대해 가지는 의문과 고민, 사람간의  관계,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와 환경,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눠져서 각각에 속하는 내용을 본인의 경험과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니체나 스피노자와 같이 유명한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이리가라이, 바디우와 같이 난생 처음 듣는 철학자들의 생각도 소개된다. (나만 몰랐나) 

저자는 고민과 아픔들에 대해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이 어쩔수 없으니 그저 참고 인내하라고 위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프더라도 가지고 있는 고민과 아픔을 똑바로 쳐다보고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점(저자의 표현으로는 참다운 인문정신)이 이 책이 다른 카운슬링 책들과는 가장 크게 다른 점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중요할거라고 생각했던 철학은 아픔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서 이용된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철학에 대한 입문서를 한번 읽어본다는, 처음 가졌던 생각만큼은 쉽지 않았다. 하나는 나의 빈약한 인문학적 두뇌가 철학자들의 말을 저자의 해설을 통해서도 완벽히 제대로 해독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해설을 해주기도 전에 무슨 의미일까 혼자 고민해서 그렇기도 했다. 둘째는 저자가 해석해서 제시해 주는 내용을 받아들이기 힘든 점도 있었다. 챕터 하나하나마다 무슨 말인지는 대략 알겠지만 이것들을 내 삶에서 모두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셋째는 내가 이런 생각조차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왔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 지금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낱낱이 확인시켜주는 것이 아프긴 했다. 바보에게 '너 바보지? 바보잖아.' 라고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할까. 바보도 자신이 바보라는걸 알고는 있지만 남이 그러면 상처를 받는다. 

책장을 넘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분명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있었다. 각 챕터마다 하나씩 총 48개의 메시지가 있지만 나에게 다가온 것은, 다시 한 번 지금의 삶을 살더라도 후회없이 똑같이 살수있도록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야 하고, 알고 믿는바는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전부터 최대한 실천하려 노력하는, 역지사지의 태도로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요구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마찬가지고. 이 외에도 많은 메시지들이 나를 한번 더 돌아보고 남을 생각해보고 나를 둘러싼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만들어준다.

최근 읽은 책 중 머리맡에다 한 권의 책을 놓고 자기 전에 볼 수 있다면 이 책을 택할 것이다. 한번 읽고 넘어가기에는 정말 좋은 내용, (나의 지적 수준으로는) 한번 더 생각해볼 내용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삶에 대한 의문이 들거나 고민이 있다면 강추. 
철학(혹은 인문학)이 어떤 것인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추천. 
백화점식 지식 판매 도서를 좋아한다면 읽어보는 것도. 
살면서 고민이 없고 마냥 즐거운 사람은 굳이 읽지 않아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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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한삼 2012. 6. 3. 01:22
내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는 것 중 하나는 도서관 만들기, 혹은 북카페 만들기다. 시립, 중앙도서관같이 규모가 큰 도서관은 만들 수 없겠지만 규모는 작더라도 다른 사람과 나에게 지식을 주고, 즐거움을 주고, 깨달음을 주었던 책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 실현 가능할지도 모르겠고(시간이 흘러 전자책이 대중화된다면 힘들겠지) 실현된다고 해도 아마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멀리까지 가기 전에는 서재를 갖고 싶다. 책과 책장으로 가득찬 방, 그리고 그 중앙엔 편한 의자와 책상 하나. 언제든지 들어가서 책장을 훑어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뽑아들고 편하게 앉아 볼 수 있는 그런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 방이 아니라 집 전체가 그렇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점점 책을 읽지 않는 사회가 되가고 있다는 말이 많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서재를 가지고 싶어한다. 그 이유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사회적 체면을 높이고 소위 있어보이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식인의 서재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한정원 (행성:B잎새,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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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는 사회에서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서재를 찾아가  책과 그 사람의 인연, 추억, 의미, 생각들을 공유하고 소개하는 책이다. 과연 저런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떻게 책을 읽을까 하는 의문들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책이라고 할까. 

나는 책을 읽을 때 한번에 한권의 책만에 집중해서 읽는 편이 아니다. 한번에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가면서 시간이 나면 그때그때 끌리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특별히 기한을 정해놓고 읽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한달에 몇권 읽었다..와 같은 것을 카운트 하는 것도 애매하다. 이 책 역시 다른 책 두권과 함께 번갈아가며 읽은 책이다. 책들간의 주제도 비슷할 때도 있지만 전혀 다를 때가 많고. 
그리고 책에는 메모나 필기 등을 전혀 하지 않는다. 책을 접는 것도 절대 하지 않고 책갈피나 표지를 이용해 어디까지 읽었는가를 표시하는 정도이다. 기억해둬야 할 부분이나 중요한 내용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놓거나 메모를 한다. 

이런 내 독서 방법이 혹여 비효율적이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이전부터 한번씩 들곤했다. 한번에 한권만을 집중해서 읽거나 관련있는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거나 이런 식으로 독서 방법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지는 않나..하는 의문이 생기곤 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하는 의문이 이 책을 선택하게 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 15인과 그들의 서재가 소개된다. 그런데 15명이나 되다보니 각자의 서재, 책에 대한 의미, 책을 읽는 방법, 생각들이 모두 다르다. 책에는 길이 있으니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람부터 책을 권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사람까지. 책을 읽을 때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고 표시를 하는 사람도 있고, 이와 정반대로 새책처럼 깔끔하게 읽는 사람도 있다. 책에 대한 모든 생각들이 절대로 같지 않다. 세상 다른 모든 것들처럼 책을 읽는 방법에도 정답은 없고 다양한 답이 존재하는데 그 모든 답이 정답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세상 모든 것이라고 확대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책 읽는 것에 있어서는 '틀림'은 없고 '다름'만이 존재한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지식인들이 책을 추천해주고 그 이유도 들어준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는걸까..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부분이다. 모두 분야가 다르고 관심사가 다르다보니 추천하는 책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그들이 추천한다고 해서 모든 책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여러 권의 책이 위시리스트에 들어왔다. 주로 역사와 건축에 관한 책들에 관심이 생겼는데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읽고 하나씩 읽어봐야 하겠다. 

책읽는 것을 좋아한다면 추천.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다면 추천. 
남이야 어떻든 관심없고 내 갈길만 간다는 사람에게는 비추. 

by 청춘한삼 2012. 5. 28. 16:36
  다른 일로 도서관에 들렀다 신간코너에서 보고 집어온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이하 삼색털)'. 특이한 제목과 추리소설답지 않은 표지보다는 '유머' 미스터리라는 설명에 끌렸다. 차에서 가볍게 읽을 책을 찾고 있었기에 무거움과 심각함으로 도배된 사회파 추리소설이나 진지함이 항상 자리잡은 고전 추리소설보다는 유머가 적당한 추리소설이 더 나을거라 생각했다.

삼색털고양이홈즈의추리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아카가와 지로 (씨엘북스,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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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머 미스터리라고 하니 지난 번에 읽었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이하 수수께끼)'가 자연스레 떠오르며 읽으면서 비교가 되었다. 그래서 아주 주관적으로 두 책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수수께끼풀이는저녁식사후에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히가시가와 도쿠야 (21세기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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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형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둘 모두 뛰어난 능력과 통찰력으로 깔끔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은 아니라는 점도 유사하다. 
  그렇다면 뛰어나지 못한 주인공들은 어떻게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해결하는가? 주인공들에게 예기치 않았던 조력자가 나타난다. '삼색털'에서는 제목에 나타나듯이 고양이, '수수께끼'에서는 주인공을 보살피는 집사다. 고양이와 집사. 조력자라 하기엔 뜬금없는 인물(?)들이 주인공들에게 진실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

  유머 미스터리 소설이라 그런지 이런 특이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나마 '삼색털'에서는 주인공인 가타야마 형사가 피, 높은 곳, 여자를 무서워하고 우유부단하면서 어리버리하다는 점 정도의 설정, 그리고 고양이 홈즈 정도만 특이한 인물로 등장한다. 이에 비해 '수수께끼'는 훨씬 더 특이한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아니 거의 일반적인 인물은 없는 수준이라고 할까. 일단 주인공 레이코부터 거대한 재벌 그룹의 외동딸이지만 이를 감추고 형사로 일하고 있다. 그의 상사는 또 다른 자동차 회사의 사장 아들이다. 주인공을 도와 '머리'역할을 하는 집사는 프로 야구선수나 사립탐정을 꿈꿨지만 현재는 재벌 2세의 집사인데 자신의 상사에게 까칠하게 독설을 내뱉는다. 인물 면에서만 보면 '수수께끼' 쪽이 훨씬 더 아스트랄하다. 배트맨도 아니고 부자 주인공과 집사 조합이라니. 하지만 알프레도와는 거리가 먼 건방진.

  이런 인물들로 전개가 되는데 두 소설의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분량이 아닌가 싶다. 장편인 '삼색털'은 살인사건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여러가지 일이 발생하지만 '수수께끼'는 단편이다보니 유머 코드를 빼면 사건 자체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거의 트릭모음집(?)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건 단편집이라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사건 자체도 단순화되다보니 추리를 하기가 좀 더 쉬워지는 면도 있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겠지. 참고로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단편들 중 하나의 제목이다.

'삼색털'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범행동기였다. 미리니름을 피하기 위해 자세히 언급은 안하겠지만 트릭도 조금은 그렇고 범행동기도 그렇고..나의 이해심과 범인에 대한 공감력이 부족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쉽게 납득이 안간다고나 할까..왜 저랬을까. 저런걸로 죽이기까지 했어야 했을까..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주관적(혹은 객나적)으로는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유머 미스터리답게 좀 더 가볍고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장편은 아무래도 트릭과 더불어 스토리 전개에도 신경을 쓰게 되는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좀 아쉬운 점도 있었고해서..하지만 재미없다는 얘기는 아니고 개인적인 취향을 말한거다. 어쨌건 개인적으로는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보다는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후속편을 좀 더 기대하고 있다.

유머 코드가 섞인 혹은 가벼운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둘 다 추천.
특별히 장편을 선호한다면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를,
단편을 선호한다면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를 추천.
by 청춘한삼 2012. 5. 20. 20:00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자기계발서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내가 아는 자기계발서는 보통 성공한, 혹은 성공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책 한 권 내내 하고 또하고 하는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쉽게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것들은 또 아니다. 만약 책 한 권 읽고 누구나 책의 모든 조언을 실천할 수 있다면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은 이런 사람도 있구나..이렇게 하니 성공하긴 하는구나..So what?? 내 삶은 이 사람과는 다른데..내 처지는 저 사람과는 다르잖아..이 정도 생각만하고 넘어가는 것 같다. 특히 자기 자신이 잘나야 성공할 수 있다고 외치고 또 외치던 신자유주의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자기계발서의 인기 자체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청춘 너는 미래를 가질 자격이 있다

저자
전하진 지음
출판사
비즈니스맵 | 2011-04-05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5년 후 달라질 세상,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청춘, 너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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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너는 미래를 가질 자격이 있다..라는 긴 제목의 이 책은 누가 봐도 20대를 위한 조언이 담긴, 일종의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할 것이다. 표지에 있는 

'청춘을 위한 미래특강',

 '스펙 쌓기밖에 모르는 청춘들이여, 지식을 포장해서 파는 시대는 끝났다. 미래에는 무한대로 널려있는 지식을 선택적으로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창조적 능력을 가진 자가 승리할 것이다.' 

라는 문구를 보면 '창조적 능력을 가지는 법'을 여러 항목으로 쪼개서 책 한 권 내내 설명할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책 소개 기사에 나와있는 책 제목을 보며, 에이..왠 자기계발서야..라고 생각했고, '청춘'과 '미래', '자격'이라는 단어로 독자를 유도하는게 아닐까..하는 반감마저 들었었다. 하지만 평소에 기사 코너가 아예 말도 안되는 수준의 책을 추천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당시 취업준비 중이던 동생에게 선물했었다. 제목만으로도 좀 힘이 되길 바랬고, 내용에서도 뭔가 하나라도 건질게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4개월 정도 지나서 집에서 책을 발견하고 나도 읽어보게 되었다. 

서두가 길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 역시 자기계발서답게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가지 능력을 강조하고 발달시키기록 권유한다. 저자는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을 SERA형 인재라고 부르는데, 자신만의 이야기(Story)를 만들어 남들에게 공감(Empathy)을 이끌어내며 동시에 역경을  이겨내며(Resilience) 작은 일이라도 성취감(Achievement)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여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다른 자기계발서와 똑같다고 볼 수 있는데,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은 이런 인재형이 왜 필요한가를 설명하는 지점에 있다. 다른 책들이 어떻게 살아라..를 줄기차게 외치는 반면 이 책은 총 분량이 절반이 넘는 페이지를 할애해 사회 변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저자의 경험을 적절히 들어가며 사회가 어떻게 변했고, 또 지금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설명하며 최종적으로는 소위 '스마트 사회'로의 변화를 말한다. 열린 조직,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스마트 시대에 위너가 되려면 SERA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과대한 기대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있기는 하지만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정말 그정도인가??하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일을 진행시킬 수 있는 분야의 저자와 그렇지 않은 나의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사용자가 많은 수도권과 지방 of 지방에서 fashion을 따라가지 않고 SNS도 사실상 이용하지 않는 나라서 이해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모든 분야가 빠른 시일 내에 저자가 말한 스마트 시대의 성격으로 전환될 것인가, SERA형 인재가 모든 분야에서 적합한 인재일까, SERA형 인재가 언제쯤 인정받게 될까..와 같은 여러 의문들이 생기는건 자기계발서의 장미빛 전망과 미래를 접하면 항상 드는 의문들과 마찬가지 부류라고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괴리감이 드는 것은 사회초년생 혹은 사회로 진출하는 것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대학졸업예정자 등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SERA형 인재가 되고 싶어도 그것이 단시일 내에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어내는 것도, 역경에 부딪히고 이를 해결하는 것도, 의도한 것을 성취하는 것도..이 모두가 단 시일 내에 되는 것은 아니다.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신입생 정도는 꾸준히 준비해나가면 가능할지 몰라도 이미 사회라는 방의 손잡이를 잡고 돌리고 있거나 한발을 들인 사람들에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이 점도 여타 다른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점이긴 하다. 

또 대부분의(내가 읽어봤던)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열심히 해서 성취하라는 것이고, 이 책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것을 해야 스토리를 구성하고, 역경과도 만나서 이를 극복하고 성취할텐데 어떻게 '원하는 것'을 찾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몰라서 힘들어하고, 그러다보니 남들이 좋다는 것을 얻기위해 스펙을 쌓아나가며 괴로움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원하는 것이 있는 사람도 상당수가 자신이 잘하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를 무시할 때가 많다. 사실 정말 원하는 것은 아닌데 내가 할 줄 아는 것으로 타협하는 경우도 많고..이런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 없다면 자기계발서로서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길게 적었는데 대략 정리해보면,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추천. 

앞으로 다가올 사회에 대한 전망과 그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궁금한 사람에게는 강추. 

그 외 모든 사람에게는 비추. 


by 청춘한삼 2012. 5. 7. 22:30


지도에서 오클랜드가 어디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A's가 적힌 녹색 야구모자는 길에서라도 한번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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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아니라면 작년 개봉했던 브래드 피트 주연의 '머니볼'은 한번쯤 들어본적은 있을 것이다.

 


머니볼 (2011)

Moneyball 
8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요나 힐, 로빈 라이트,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케리스 도시
정보
드라마 | 미국 | 133 분 | 2011-11-17

바로 이 영화

 

머니볼은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인 빌리빈에 의해 수행된 승리를 위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 양키스와 같은 돈 많은 팀과 애슬레틱스와 같은 가난한 팀이 월드시리즈를 놓고 겨룬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키스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팀 구성과 운영 방식이 비슷하다면 일반적으로는 좋은 선수로 평가받는 선수들을 많이 이용하는 것이 유리한데, 좋은 선수로 평가받는 선수는 보통 더 비싼 몸값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빌리빈은 새로운 방식으로 팀을 구성하고 운영하기 시작한다. 

 


머니볼

저자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 지음
출판사
한스미디어 펴냄 | 2006-07-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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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일찍이 데이터의 스포츠였다. 홈런, 안타, 삼진, 타율, 장타율 등 오래전부터 알려지고 이용된 데이터에 의해 선수들은 좋은 선수, 혹은 나쁜 선수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의외로 객관적인 데이터나 의미있는 데이터에 의한 선수 선발이나 팀 운영이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았었다. 신인선수를 선발할 때 현재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보면서 체격, 어린 나이 등의 재능을 중시하고, 팀을 운영할 때는 나이에 대한 편견 등으로 나이가 든 선수들을 제외하거나 하는 등 현재의 실력 자체보다는 다른 측면을 중시하기도 했다. 또한 흔히 중요하다고 알려진 타율이나 장타율과 같은 데이터가 실제로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을 구분하는데 충분하지 않기도 했다. 


빌리빈은 이러한 한계점들을 깨닫고 이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하기로 한다. 애슬레틱스 운영에 머니볼 이론을 적용한 것이다. 경기 데이터를 최우선시하는 머니볼 이론에서는 야구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는 '세이버 메트릭스'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머니볼은 세이버 메트릭스를 실제 야구팀 운영에 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세이버 메트릭스는 빌리빈에 의해 성공을 거두기 전에는 야구계 내부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빌리빈은 몸값이 저렴한 신인선수들이나 좋지 못한 선수로 평가받는 선수들 중 실제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선수들을 경기 데이터를 이용해 찾아내고, 최대한 이용하는 방식을 통해 적은 돈으로도 좋은 팀을 만들어나간다. 


기존에 중시되던 타율, 타점, 삼진, 홈런 등과 같은 데이터 대신에 출루율로 대표되는, 승리와 연관성이 높은 새로운 데이터. 많은 나이나 체격과 같이 실제 실력과 관련없이 선수를 저평가 혹은 고평가하게 만드는 편견의 배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어린 고졸 선수 대신 발전될 정도는 좀 더 적을 수도 있지만 좀 더 완성되어 있고 성공가능성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대졸 선수의 선발. 그는 기존의 야구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혁신을 시도하고 결국 이루어낸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4년째 애슬레틱스의 단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빌리빈은 머니볼을 통해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98년 74승을 거두며 아메리칸 리그 10위(총14팀), 서부지구 4위(총4팀)였던 에슬레틱스는 99년 87승으로 아메리칸 리그 5위, 서부지구 2위를 차지했고, 2000년 91승(전체 6위, 아메리칸리그 2위,서부지구 1위), 2001년 102승(2위, 2위,2위), 2002년  103승(1위, 1위,1위), 2003년 96승(5위, 2위,1위)으로 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던 이 시기에 에슬레틱스의 총연봉 순위는 전체 메이저리그 팀 중 25, 29, 28, 26위(총30팀)였다. 아쉽게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거나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리그 성적만으로도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그리고 책은 2003년 시즌을 끝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하지만 머니볼 책이 출간된 2003년 이후에 에슬레틱스는 2006년을 제외하고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간의 어슬레틱스의, 머니볼의 성공이 역설적이게도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어슬레틱스의 지속적인 성공에 힘입어 보스톤 레드삭스, 토론토와 같은 다른 메이저리그 팀들이 머니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실제 레드삭스는 빌리빈을 단장으로 데려가려고 했었지만 빌리빈이 거부한 후 역시 세이버 메트리션인 테오 엡스타인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빌리 빈의 동반자였던 폴 디포데스타도 토론토의 러브콜을 받고도 애슬레틱스에 남았지만 결국 2004년 LA 다저스의 단장으로 옮겨갔다. 이러한 야구계 내에서의 머니볼 확산으로 인해 더이상 저평가된 선수를 찾을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책에서 폴이 말한 것처럼, 남들이 그들의 성공을 운으로 생각해주었어야 그들이 계속해서 성공을 할 수 있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자신이 이룩한 혁신을 모방하는 사람들에 의해 더이상 혁신에 의한 성공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 만화 주인공이라면 계속되는 혁신을 통해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했어야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번 하기도 힘든 혁신을 계속해서 이룩한다는 것은 당연히 힘든 일이고, 혁신을 모방하는 사람(빅팀)들에 비해 어려운 환경(더 적은 머니)에서 계속해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기적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머니볼 책에서는 어슬레틱스의 성공을 통해 혁신의 필요성과 위대함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이후의 상황은 혁신이라는 것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성공을 위해서는 남들과는 달라야한다. 남들과 다르기 위해서는 공적인 영역이든 사적인 영역이든 새로운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속적인 혁신만이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 남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통해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승리자의 자리를 지키는 길일 것이다.

 

야구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

야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경영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

야구에 관심이 있으면서 경영에도 관심이 있다면 강추.

(어떤 방면이든) 승리와 승리의 방법에 대한 내용을 좋아한다면 추천.

좀 특별한 자기개발서를 원한다면 추천.

조금 특이한(?) 인간승리 소설을 원한다면 추천. 


 

덧. 내용 중 팀순위 및 승수는 MLB 공식홈페이지를 참고했음. 

덧2. 크롬에서는 책 삽입이나 글쓰는 작업이 제대로 안된다. 한달 사이에 티스토리에 무슨 일이 생긴거지.

덧3. 영화 개봉 즈음해서 새로 번역판이 나왔는데 내가 본건 이전 버전. 번역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알 수 없음.

by 청춘한삼 2012. 4. 16. 20:34

대부분의 사람은 현재에 만족하기보다는 더나은 삶을 꿈꾸기 마련이다. 어디에 살고 있든, 누구와 살고 있든, 어떻게 살고 있든 현재보다 더 나은 생활을 원하고, 최소한 후퇴한 삶을 바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삶의 질은 개인적인 노력이나 상황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워킹 푸어라는 단어와 사람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더 나은 삶'은 개인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현재 사회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을 막고 있다. 한마디로 현재 사회는 뭔가 잘못되어 있다.  이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더나은삶을상상하라자유시장과복지국가사이에서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토니 주트 (플래닛,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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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와 내가 앞에서 언급한 '잘못된 현재 사회'는 신자유주의 사회를 말한다. 자유시장의 효율성만을 신봉하는 신자유주의가 어떤 식으로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는 우리 스스로 체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없었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의 삶은 점점 더 피곤하고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현재는 금융위기로 인해 전세계가 이를 깨닫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오죽하면 미국에서까지 'Occupy Wallstreet' 운동이 시작되었겠는가. 

저자는 20세기 대공황과 두번의 세계대전 등을 거치며 왜 자유시장이 절대선이 아니고 복지나 사회민주주의가 필요로 되고 확립이 되었는지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해 준다. 그리고 이후 시대를 거치면서 왜 사람들의 인식이 다시 변화하고 사회안전망이 서서히 해체되어 결국 신자유주의가 대세에 이르게 되는지, 역사학자다운 꼼꼼한 서술과 분석을 통해 말해준다. 

놀라운 점은 신자유주의로 인한 사회의 문제를 서술하는 부분이 우리나라의 현실과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해당 내용의 한줄 한줄이 거의 그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우리나라의 문제점과 일치한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 말은 신자유주의를 선택하고 따라갔던 나라들은 모두 신자유주의로 인해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설사 개인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성공에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여 계층간의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이 다시 커지고 시장을 규제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역할이 과대하게 커지면서 나치나 파시즘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었지만 우리가 역사를 기억한다면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서 그런 비극을 다시 불러오지 않을 수 있다. 잘못된 역사를 기억하고, 정치에 참여하고, 사회를 바꿔나감으로서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두번의 선거를 통해 그런 삶과 사회를 빠르게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분노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 나온지도 거의 1년, 원판이 나온지는 더 오래되었기 때문에 복지나 사회민주주의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면 저자의 주장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닐 수 있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경제나 정치 전문가들 중 같은 문제인식을 가진 사람들의 견해를 통해 비슷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국가가 탄생한 역사적인 배경에서부터 현재의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정리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모두에 적었듯이 현재의 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해왔는지 혹은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면 추천.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복지(사회민주주의)가 맞는지 궁금하거나 의심스럽다면 추천. 
복지국가(사회민주주의 국가)가 생겨난 역사적 배경을 알고 싶다면 추천. 
복지는 단지 포퓰리즘일 뿐이고 배척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추천. 



추가로, 사회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좀 더 기초부터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강추. 
사회민주주의란무엇인가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잉그바 카를손 (논형, 2009년)
상세보기
대표적인 사회민주주의국가(복지국가)인 스웨덴의 전직 수상이 쓴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입문서 격인 책이다. 책에서 사회민주주의의 개념에 대해 약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도 있긴하지만 번역자에 의해 보충설명이 잘 되어 있다. 

by 청춘한삼 2012. 2. 26. 20:49
트랙백 : 2012/01/15 - [그여자의 독서와 사유] -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두번째로 읽은 엘러리 퀸 시리즈. 
'로마 모자 미스터리'와 동시에 발매되었는데 띠지의 색이 빨간색이 아닌 주황색이다. 시리즈마다 바뀔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음편인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도 주황색인 것 같은데) 왜 굳이 바꾼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주황색이 책 표지와 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프랑스파우더미스터리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엘러리 퀸 (검은숲, 2011년)
상세보기


이전 포스팅에서 적었던, 엘러리 퀸은 사건 현장에서 어색한 점을 찾고 수사하는 것에 매우 능숙하다는 것을 훨씬 극대화 시킨 작품이다. 이전 편에서 어색한 점이 사라진 모자였다면 이번에는..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까지만.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가 전편인 '로마 모자 미스터리'보다 특별한 점은, 전편이 엘러리 퀸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사와 추리는 리처드 퀸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서였지만 이번에는 거의 대부분을 엘러리 퀸이 진행하고 리처드 퀸은 도움을 주는 수준에 그친다. 드디어 엘러리 퀸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본격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추리 소설 사상 가장 충격적인 결말..이라는 홍보 문구를 보았었는데 충격적이라기보다는 극적이라고 생각된다. 결말을 밝힐 수는 없으니 말은 하지 않겠지만 그 여자 Gene의 표현 그대로 짜릿하다. 모든 소설은 결말을 어떻게 맺느냐가 감동이나 재미의 절반 정도는 좌우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은 그런 점에서 만족스럽다. 마치 임요환과 도진광의 패러독스 혈전의 결말을 보는 느낌이랄까. 드라마 전개상 가장 극적인 순간에 극적인 방식으로 맺어진 결말. 

이번 작품도 역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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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한삼 2012. 2. 2. 19:38
트랙백 : 2012/01/01 - [그여자의 독서와 사유] - 로마 모자 미스터리 - 추리소설의 거장 엘러리퀸

말로만 듣던, 그것도 얼핏, 엘러리 퀸의 작품을 드디어 보게 되었다. 
'X의 비극', 'Y의 비극'의 제목 정도만 알고 있던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이름도 생소한 '로마 모자 미스터리'. '국가 + 명사 + 미스터리' 시리즈의 첫작품이자 엘러리 퀸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엘러리 퀸의 작품들이 새롭게 번역되어 시리즈로 하나하나 나오게 되는데 지금까지는 로마 모자, 프랑스 파우더,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이렇게 세 권이 나왔다.

책 자체는 양장본이지만 판형이 작아서(B6) 가지고 다니기에 편하고, 속지는 오래된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 되어 고풍스러운 느낌도 준다. 띠지에 작가들 얼굴이 부담스러운 것만 빼면 만족스럽다. 내용은 물론이고. 

소설의 대략적인 소개는 출판사의 서평이나 그여자 Gene의 포스팅을 통해 보는걸 추천.   

로마모자미스터리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엘러리 퀸 (검은숲,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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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원칙 중 하나는 독자에게 공개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탐정이 추리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추리소설을 읽는 독자들 각자가 스스로 탐정이 되어 사건의 실체, 즉 범인과 트릭을 알아내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독자와 탐정, 혹은 독자와 작가는 먼저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경쟁하게 된다. 작가는 독자에게는 사건의 실체를 최대한 들키지 않으면서 탐정에게만 알려주려고, 독자는 탐정이 모든 것을 밝혀내고 말하기 전까지 알아내기 위해. 

'로마 모자 미스터리'를 비롯한 엘러리 퀸 시리즈는 작품에의 집중을 유도하기 위해 작가(탐정), 독자 간의 이런 경쟁을 최대한 이용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앞에서 말한, '독자에게 공개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추리하지 않는다'는 당연히 지킨다. (사실 이걸 안지키면 추리소설이 아니다) 또한 엘러리 퀸과 아버지인 리처드 퀸의 대화를 통해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정리해주면서 독자와 탐정이 최대한 비슷하게 진도가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범인과 트릭을 밝히기 전에는 대놓고 독자에게 '난 이제 다 알겠는데 너도 그러니??'라며 도발하기도 한다.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등장인물들을 정리해놓은 페이지는 독자를 조금 더 도와주려는 작가의 작은 배려일 것이다. 

이 작품을 보면 엘러리 퀸은 사건 현장에서 어색한, 이번에는 사라진 모자, 어떤 것을 통해 수사와 추리를 진행해 나가는 것에 익숙해 보인다. 사건 현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사건 내용에 대한 편지만 보고도 모든 전황을 파악하고 뚝딱 해결해 보이고 잘난척까지 하는 뤼팽이나 미스 마플보다는 훨씬 더 인간적(덜 초인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하도 회색 뇌세포를 거들먹거려서 때론 재수없어 보이는 벨기에인에 비해서도 조금 더 그렇다. 

하지만 인간적(덜 초인적)이라는 표현이 어설프고 서투르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고전 추리소설답게 추리 과정은 정말 논리정연하다. 작은 단서에서 출발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연적인 행운도 있기는 하지만 어찌됐건 추리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다. 이런 점이 고전 추리소설의 최대 장점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하나.
셜록 홈즈나 포와로처럼 전업 탐정도 아니고, 김전일과 같이 숨만 쉬어도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저주받은 운명이 아닌 엘러리 퀸이 수많은 사건들에 관여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뉴욕에서 경찰로 근무중인 아버지 리처드 퀸 경감 덕분이다. 또한 아버지가 경감이기 때문에 경찰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엘러리 퀸이 추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사소한 점들도 최대한 인과관계를 맞추려는 고전 추리소설의, 혹은 엘러리 퀸의 치밀함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 
by 청춘한삼 2012. 1. 30. 00:05
이제는 간첩조차 꼭 알아야 할 세계 1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에서 깔대기를 맡았던 17대 국회의원 정봉주가 폭풍집필을 통해서 낸 책이다. 원래는 별 내용이 없을 것 같아서 살 생각이 전혀 없는 책이었는데 지난 연말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서 사식 넣는 대신, 그리고 그가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사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정치인 서적을 돈내고 사는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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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지은이 정봉주 (왕의서재,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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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은 별거없다. 개인적인 내용이든, 정치적인 견해이든, 대부분이 나꼼수에서 한번 정도는 말했던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나꼼수의 청취자라면 새로울 것은 전혀 없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산 대부분의 사람들은 'BBK 저격수'이자 '반인반깔' 정봉주의 '치명적인 매력과 아름다운 영혼'에 사로잡혔거나 '갇혀진 진실'에 조금이라도 힘을 주고자 했을테니 내용이 중요하진 않을거다.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내용은 역시나 BBK 사건. 김어준 총수의 '닥정'을 참고하라는 말과 함께 간단히 적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전공분야이다보니 내용을 더 줄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BBK 설명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이라고 제시하는 것은 BBK와 LKe뱅크가 같은 회사인지 아닌지이다. 둘이 같은 회사라면 BBK는 가카의 소유이고, 따라서 BBK(옵셔널벤처스)를 통한 주가조작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정봉주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심이다. 그리고 이 스토리에 도곡동, 다스, 하나은행, 김경준, 에리카김 등이 주,조연으로 출현하면서 아침드라마처럼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BBK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주가조작이라는 것이다. BBK가 누구꺼든간에 주가조작이 없었으면 큰 문제가 안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BBK를 가카가 소유했다고 추정할만한 증거는 있지만, 가카가 주가조작에 혐의가 있다는 혹은 공모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이 책에도 없고, 닥정은 안봐서 모르겠지만 나꼼수에서 말했던 내용들에도 거기에 대한 증거는 없었다. (적어도 내 기억엔) 

어차피 그런 내용은 증거를 잡는 것이 매우 어렵긴 한데..김경준의 진술이 아니면 힘들테지만 진술만 가지고 유죄판결을 내리기는 어려울테고, 그게 아니면 금전적인 이득이 있어야.. 분명히 본인도 이 사실을 알고는 있을텐데 이 점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 부분이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일 것이다. (나꼼수에서 나오는) 예전 BBK 브리핑(?)에서도 '가카 책임하에, 혹은 주도하에 주가조작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추정을 할 수 있다'는 생각 정도일 것이다. 

여기서 궁금해지는건, 왜 가카는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부정적인 증거가 철철 넘쳐서 매일매일 말이 바뀌어야하는 'BBK는 내꺼아님' 전략을 썼을까하는 점이다. '나도 속았다'라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그 변명이 메인이 아니었다는 점이 사건을 훨씬 크고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전지적 가카시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지금은 교도소에 있을 정봉주 전의원이 언제 나올지, 그리고 구속의 영향이 어떻게 발휘될지가 궁금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에 정치적인 고려로 구속된거라면 (구속시켰을 때의 역풍) < (나꼼수를 1년간 더 했을 때의 충격)이기 때문에 결정을 내렸을텐데 과연 제대로 된 선택이었을지는 1년 동안 지켜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구속 이후 나꼼수가 급격히 심각해지고 절박한 분위기로 진행되는걸 보면 김총수를 비롯한 멤버들이 앞으로 훨씬 더 전투적으로 나올 것 같은데 마냥 후자가 전자보다는 크다는 생각을 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혹시라도 정 전의원의 사면을 두고 딜이 들어오면 나꼼수 멤버들이나 민주당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도 궁금하긴 하지만 어차피 이런건 위키릭스같은 곳에서 나오지 않으면 한동안은 알 수 없겠지. 

마지막으로, 책에서 아쉬운 점은 부산저축은행 이야기를 하면서 포스텍을 기업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두번이나. 포스코와 헷갈렸던게 가장 가능성이 높아보이고, 포스코의 계열사로 착각했던 것이 다음 가능성인 것 같다. 삼성과 묶여서 권력 실세와 연관된 의문스러운 투자로 500억원씩을 날렸다는 말을 하면서도 정작 피해자(포스텍)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른다는 점은 아쉽다. 그리고 분명 출판하기 전에 검수를 여러번 거쳤을 것이고, 추천사를 쓴 공지영 작가도 읽어보았을 것인데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도 역시나 아쉽다. 


덧. 추천, 비추천은 호불호에 따라 이미 개개인의 마음 속에 있을테니 굳이 할 필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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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한삼 2012. 1. 20. 22:39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경제학 또한 현실을 이해하고 설명, 예측하는데 도움을 주곤 한다. 그 중 경제학자들은 경제를 모르는 정치가들을 도와 여러 경제정책들을 수립하고 추진하는데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것이 모두 현실과 부합되고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데 그 이유는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가정이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가정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가정이다. 전통 경제학에서는 경제의 주체인 인간을 항상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존재인 호모 이코노미쿠스로 가정하고 모든 논의를 진행한다.  

하지만 과연 나를 비롯한 모든 인간들이 호모 이코노미쿠스일까??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된 학문이 바로 행동경제학이다. 경제학이 아닌 심리학이라는 오해로 인해 그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전통경제학의 빈틈을 파고들며 현실을 설명하는데 점점 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런 행동경제학을 쉽게, 기초적으로 설명해 주는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 바로 '인간의 경제학'. (나는 행동경제학으로 쓰는데 책에는 행태경제이론이라고 되어있다)

36.5˚C 인간의 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지은이 이준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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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C 인간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는 고전(주류) 경제학에서 인간으로 가정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와 달리 행동경제학에서는 실수도 하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는, 사람 냄새가 나는 진짜 인간을 토대로 한 경제학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다. 

앞에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선택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학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행동경제학의 당위성과 기초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개론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휴리스틱이나 닻내림 효과, 부존효과 틀짜기효과, 심적회계, 몇가지 편향 등 이름만 들으면 무슨 내용일지 정확히는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하나하나를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아서 특별히 어렵거나 이해가 안되서 걸리는 부분은 딱히 없다. 특히 각각에 대한 예시를 적절하게 잘 들어놓았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를 쉽게 해준다. 
종이를 50번 접으면 두께가 얼마나 될지 예측해보면서 휴리스틱을 이해하고, 부존 효과가 무료 체험 등을 통한 마케팅에서 어떻게 이용되는지 등의 내용을 읽다보면 흔히 생각하는 딱딱한 경제학보다는 쉽고 재미있는 강의를 듣는듯하다. 

여러가지 사례를 토대로 인간의 비이성적, 비합리적, 비이기적 모습을 통해 고전 경제학의 가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확실히 말해준다. 가정이 잘못되었다면 그로부터 도출한 결과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고전 경제학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려 한다면(국가 정책이든, 회사 사규든, 공동체의 규칙이든, 하다못해 가정의 룰이든) 반드시 고전 경제학 가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가능하다면 행동경제학도 고려해주어야 할 것이다. 

책이 나온지도 행동경제학이 대중적으로 소개된지도 점점 시간이 지나다보니,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위시하여 현실세계에서 주류경제학의 실패가 나타나다보니, 행동경제학에 대한 책은 점점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다른 곳에서 보거나 들었던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행동경제학이 어떤 것인지 관심이 있다면 시작할 때 꼭 한번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행동경제학에 관심이 있다면 강추.
경제학이 왜이리도 미래 예측을 못하는지, 현실세계와 유리되있는지 알고 싶다면 추천.
인간이 얼마나 허술한 존재인지 알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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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한삼 2012. 1. 12. 20:04
연말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지내다보니 2011년의 마지막 날이 갑자기 다가온 느낌이다. 해서 올해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 한권을 소개하는 글을 갑자기 적어보기로 했다. 

마흔에읽는손자병법내인생의전환점
카테고리 자기계발 > 자기능력계발
지은이 강상구 (흐름출판,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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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이나 사기, 논어, 도덕경..이런 동양 고전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출간되기도 했고, 지은이가 '박경철의 경제포커스(現 김광진의 경제포커스)'에 당시 출연하던 강상구 기자여서 좀 더 쉽게 손이 갔던 책이다. 

손자병법이라고 하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원래는 백전불태)'이 생각날 정도로 전투나 전쟁에서 이기는, 승리하는 법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영어로 번역할 때도 'Art of War'라고 하니 병법, 전쟁의 기술을 다루고 있으니 상대를 물리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선입견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손자병법을 사회에서 어느정도 지위를 가지는 마흔의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손자병법은 싸움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비겁'의 철학, 생존의 기술, '공존'의 철학이라고 말한다. 

요즘 많이 사용되는 '갑'이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식으로 사용하든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왕이면 자신이 갑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갑' 혹은 '슈퍼갑'과 같은 단어들이 많이 쓰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에서 모두가 갑일 수는 없고, 오히려 대부분이 을의 입장에 있게 되는데 이런 상황의 사람들에게 손자병법의 비겁의 철학에 대해 말해주고 싶다.
손자는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이길 수 있는 싸움을 쉽게 이기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굳이 싸움을 시작도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비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충고이다. 내가 을이라 갑과 싸움을 해서 이기거나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면 자존심은 접어두고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거다. 너무 수동적이고 비관적이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회의 규칙이 그렇다면 일단은 따르면서 뒤에서 나를 성장시켜서 싸울 수 있을 정도까지 올라가려는 노력을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내가 성장하는 동안에 남들도 성장을 하고 있고, 내가 성장을 하면서 내가 경쟁자로 삼는 사람들의 수준도 올라게 된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경쟁자와 고등학생일 때의 경쟁자, 대학생일 때의 경쟁자의 수준이 같을 수는 없는 것처럼. 그렇기 때문에 내가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더 많이 가지려고 아둥바둥대며 싸움을 거는 것보다 가진 것을 지키며 생존하는 것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내가 사회에서 경쟁자나 다른 사람에게 승리한다고 해도 그 사람들과 인연이 끝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배틀로얄이나 로마시대 검투사들처럼 데스매치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면 같은 직장이나 직종에 있는 사람들과는 계속 보고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승진하거나 내 의견이 받아들여졌다고 다른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때로는 나와 경쟁하고 심지어 배신도 있을 수 있지만 결국은 협력하고 서로를 자극하며 성장하고 함께 공존해 나가야할 사람들이다. 동업자 정신은 스포츠 뉴스에서나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언제 어디서든 필요하다. 

을의 입장으로 살아가는 날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실제적인 조언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아직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조직 속에 있긴 하지만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나중에 더 큰 사회로 나갔을 때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일까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어느정도는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책이었다. 

올해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들에게 지금 힘들고 어려운 것이 너희만 그런 것도 아니고 너희들이 잘못해서가 아니라는 위로를 해주었다. 이 책에서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혹은 인간관계를 가지면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사람이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한 사람들에게 너희가 나쁜 것이 아니라 원래 인간은 몇천년 전부터 그랬던 것이라는 내용을 통해 그런 사람들을 위로를 해주기도 한다. 

비단 직장인과 같이 사회에 던져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학교와 같은 소사회에 있는 학생, 인간관계를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비겁, 생존, 공존에 대한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는 올해 읽은 책 중 '갑'이다. 

내가 생각하는 장점만 얘기하고 넘어가기에는 찝찝해서 내가 생각하는 단점도 간단히 언급. 
삼국사기와 같이 우리나라 역사의 내용을 예시로 드는 점은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지만 몇가지 예시들이 반복해서 나오는 것은 조금 아쉽다. 예를 들어 이순신의 전승신화 비결이라든가 당태종의 고구려 원정이라든가. 그리고 당태종과 이세민이라는 단어가 왔다갔다하면서 나오는데 나같이 동일인물임을 몰랐던 무상식의 사람을 위한 배려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중간에 한나라당이 출연하는건 쇄수가 올라갈 때 수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사회 초년생이나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강추.
기대했던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강추. 
'갑'이 되고 싶지만 현실은 '을'이라 심리적으로 힘든 사람들에게도 추천. 
고전과 자기개발서를 동시에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겐 약해야 한다는 것이 신조인 사람에게는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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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모든것의미래인류의미래에관한눈부신지적탐험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데이비드 오렐 (리더스북,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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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오래 다니면서 지금까지 해오고 지금도 해오고 있는 것은 특정 조건에서 내가 알기를 원하는 항목의 값이 어떻게 나올지를 예측하는 것이다. 학교를 오래 다니지는 않아도 고등학교까지 배우는 수학도 그렇고, 물리도 그렇고, 화학도 그렇고, 많은 과목들이 알지 못하는 것이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된다. 좀 더 자세하게는, 현재 혹은 알고 있는 조건의 물리적 현상을 모델을 이용해 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혹은 알고 있지 못하는 조건의 물리적 현상을 예측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내가 지금까지 먹고 살고, 앞으로도 먹고 살기 위해 해야할 일이다. 이것은 어찌보면 과거와 현재로부터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나온 책 중 박경철 원장이 추천했다는 이유만으로 보기 시작한 책인데, 책 내용이 '거의 모든 것'의 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제인 '인류의 미래에 관한 눈부신 지적탐험'은 약간의 과장은 있지만 맞는 것 같다. 

책은 과거, 현재, 미래 세 부분으로 나눠져 각각의 시기에 인류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수행했던 연구들을 설명한다. 
과거편에서는 인류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왔는지를, 고대 그리스의 신탁에서부터 설명하기 시작한다. 신탁 이후에는 점성술이나 수학, 천문학, 물리학 등을 통해 미래 예측을 하기 위한 노력을 서술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과학의 발전과정을 '미래 예측'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한 것이다. 미래 예측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이 아니라 별을 관찰해서 오늘은 여기에 있던 별이 내일은 어디로 갈까, 별과 달을 보고 내일의 날씨는 어떨까, 이런 것들을 예상하는 것이 바로 미래 예측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F=ma라는 법칙을 통해 물리현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예상할 수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듯 과거편은 과학사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편은 미래를 예측하려고 가장 노력하는 세 분야를 다룬다. 
첫째는 매일 뉴스 말미에 볼 수 있는 일기예보이다. 날씨 예측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현재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날씨 예측 모델(GCM, Global Climate Model)의 개발과 개량을 통해 날씨를 예측하는데 고려해야할 변수들과 그 변수들의 초기값을 제대로 알기 때문에 날씨 예측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사실 이건 GCM 뿐만 아니라 모든 모델링을 통한 예측에서 같은 문제를 알고 있다.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우선 모델이 잘못되었거나, 모델에 들어가는 초기 혹은 경계조건이 잘못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문제를 GCM에서 제대로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는 내용이 주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진시황 시절부터 내려온 욕망인 건강과 장수에 대한 내용이다. 10년 정도 전부터 게놈 프로젝트를 시행되며 인간의 DNA를 분석하고, 이를 이용해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이나 치료법 등을 개발하겠다는 시도가 계속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것들이 쉽게 우생학같은 것으로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라고 생각하거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으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다. DNA 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에 대한 내용은 언뜻 들으면 생명 분야 지식이 필요할 것 같지만 책이 쉽게 쓰여져 있어 딱히 읽기 힘들진 않다. 
마지막으로는 건강과 더불어 현대 사회에서 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돈에 대한 이야기다. 더 정확히는 경제 예측이다. 경제 분야 예측 기사나 칼럼, 시평 등을 살펴보다보면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정말 뻔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만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활황이면 주가가 계속 올라갈 것 같거나 차익실현으로 인해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 반대 상황이면 계속해서 떨어지거나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 있다..이런 예측들이다. 왜 이런 예측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가는 앞서 말한 GCM과 마찬가지 이유일 것이다. 경제 예측 모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변수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편은 현재편에서 말한 세 가지, 날씨, 건강, 부가 하나로 묶여진다. 
점차 심해지는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건강과 세계 경제 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예측하고 분석해 놓았다. 하지만 결국은 앞에서 저자가 열심히 말했듯이 미래 예측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생각나는 것들을 길게 적기는 했는데 결론은 이거다.

미래 예측은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고, 완벽한 미래 예측은 불가능하다. 


어떤 미래 예측 모델도 결과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을 고려하기는 불가능하다. (뉴욕의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 베이징의 나비 한마리를 모델에 넣기는 쉽지 않다) 또한 영향을 주는 모든 것의 제대로 된 값을 측정하고 적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설사 이런 것을 모두 고려해 미래 예측 모델을 만든다고 해도 돌연변이와 같은 불규칙한 상태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세상이 기계처럼 딱딱 맞춰서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당장 우리나라 정치판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언제 어떤 일이 갑자기 발생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베이징에서 날아다니는 나비의 날개짓이 뉴욕에 태풍을 몰고 오듯이 노회찬의 서울시장 완주가 강용석의 재평가를 가져올 줄 누가 알았겠나.
책을 읽는 기간 동안 한미 FTA로 나라가 둘로 쪼개져있고(지금은 국회에서 비준까지 되버렸다.), 같은 사안을 놓고 정반대의 주장이 펼쳐지고 있다.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 미래 예측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고 이 모델에 대한 초기/경계 조건을 찬반론자가 다르게 보고 있기 때문에 정반대의 예측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아마도 두 주장 모두 100%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아니 믿고 싶다). 둘 다 50%씩 맞을지, 어느쪽 주장이 미래에 좀 더 가까울지조차도 알 수 없다. 물론 둘 다 생각도 못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어떤 결과가나올까 기다리기만 할수는 없을테니 서로 믿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행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행하고 어느 쪽이든 현재에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다고 해도 원하는 미래가 찾아오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머리속 어딘가에 넣어두기는 해야할 것이다. 

두꺼운 양장본 책을 싫어한다면 비추. 
쉬운 난이도의 과학교양서를 원한다면 추천. 
기상청은 왜그리도 일기예보를 못하는지 알고 싶다면 추천. 
게놈(genome) 프로젝트가 도대체 왜 중요한 건지 알고 싶다면 추천. 
경제전문가들은 주식에 대해 왜 뻔하고 하나마나한 예측만 하는지 알고 싶다면 추천. 


혹시나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아래 책도 한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조금 두껍기는 해도 전반적인 과학 이해에는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거의모든것의역사
카테고리 과학 > 과학이론
지은이 빌 브라이슨 (까치,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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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천재가된홍대리운명을바꾸는책읽기프로젝트
카테고리 인문 > 독서/글쓰기
지은이 이지성 (다산라이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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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던 편이다. 어릴 땐 그저 뭔가 새로운 것을 알게되는 것이 좋았다. 부모님께서도 내가 보고 싶어하는 책은 딱히 아끼지 않고 사주셨기 때문에 집에 내가 볼만한 책은 많았던 기억이다. 과학, 상식, 국사, 세계사, 위인전, 문학 .. 여러 종류의 책을 가리지 않고 많이 봤었다. 부모님이나 주변으로부터 책을 읽으라는 압박이 없었기 때문에 더 많이,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책을 보고 싶지 않을 때는 전혀 보지 않기도 했고. 친척집이나 친구집에 가도 나에게 없는 책을 우선 찾아보기도 했었고..지금은 친척에게 주거나 기증하거나 일부는 버리거나(ㅠㅠ) 해서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집의 내 방에는 어릴때보던 책이 남아있다.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자기전이나 주말에는 책을 보는 편인데 요즘 책을 보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일을 하는 대신에 쉬기 위해서, 다른 하나는 관심있는 것들을 알고 싶어서. 
보는 책의 범주도 여러가지가 있었다. 내가 어디에 가장 관심이 있는걸까를 알아보기 위해 미술, 역사, 인문사회, 소설 등등을 전전하다 요즘은 사진책과 경제책을 주로 보고 있다. 경제 관련된 팟캐스트도 출퇴근을 비롯한 이동시간, 운동할 때 듣고 있고..하지만 항상 그래왔지만 일과 관련된 책을 따로 읽지는 않고 있다. 어차피 일과 관련된 책이라고 해봤자 text들 뿐이니..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에 따르면 나는 1단계 독서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에서는 독서를 통해 성공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부제만 봐도 '운명을 바꾸는 책읽기 프로젝트'가 아닌가. 아니, 사실 꼭 독서를 통해서 할 필요가 있지는 않지만 가장 쉬우면서도 확실한 길을 독서라고 말하고 있다. 우선 독서를 통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성공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책에서 소개하는 성공의 방법이다. 
이를 위해 먼저, 쉬우면서 흥미있는 책을 많이 읽으면서 독서와 친해지기, 일(전공)과 관련된 책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 되기, 자서전이나 자기계발서과 같이 동기부여가 되는 책과 전문가가 될 영역의 책 읽기, 이런 것들이 있다, 각 단계는 100일 동안 33권, 100권 읽기, 1년 동안 365권 읽기와 같이 목표량도 정해져있다. 필요로 되는 책만 해도 거의 500권이다보니 상냥하게도 책의 마지막에서는 분야별로 추천하는 책의 리스트도 실려 있다. 

이 책의 내용 자체는 상당히 뻔하고, 소설 식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분량도 많지 않아 쉽게쉽게, 금방 읽힌다. 한두시간 정도면 읽지 않을까. 아마 작가들의 생생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보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런 책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누구나 알듯이 중요한 것은 뭔가를 보고 아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내가 어떤 분야의 책을 가장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찾아왔던 나로서는 홍대리가 했던, 그리고 할 예정인 독서에 대한 필요성을 아직은 느끼지 못하겠다. 어릴 때 이후로 위인전과 자기계발서는 이미 나에게서 멀어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운명이 지금부터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필요성을 느낀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프로젝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나도 책을 좀 읽어봐야지. 혹은 책을 굳이 읽어야하나. 혹은 팍팍하고 답답한 생활과 삶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만하지 않나 생각된다. 누가 알겠나, 홍대리처럼 독서를 통해 인생이 바뀔지. 


아래는, 내용은 분명 다르지만 지은이의 실제 경험을 통해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짧고 전자책으로도 풀려있으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 책도 한번쯤 읽어보길.
장미와찔레미래를바꾸는두가지선택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지은이 조동성 (IWELL,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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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A. J. 제이콥스 (살림,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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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해있던 카페에서 진행했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받아서 읽게 되었다. 제목이 끌려서 신청을 했었는데 원제는 'The Guinea Pig Diaries: My Life as an Experiment'였다. 한글 제목보다는 원제가 책의 성격을 훨씬 쉽게 알 수 있게 해준다. 출판사에서도 당연히 이 점을 알고 있기에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실험'이라는 한글 부제를 달아놓기는 했다. 

저자인 제이콥스는 이전에도 브래티니커 백과사전을 모두 읽고 쓴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와 성경에 나온대로 1년을 살아보고 쓴 '미친 척하고 성경 말씀대로 살아 본 1년'으로 나름대로는 유명인이었다. 이전 책들과 이번 책을 보더라도 그가 어느정도 괴짜이고 특이한 면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왜 이런 실험을 했는지는 서문에 잘 나와있는데 그 목적은 아래와 같다. 

실험의 목적은 교훈이 되는 부분은 취하되 최소한 미치광이 소리는 듣지 않는 것이다. 또, 실험하는 동안의 고통이 결국에는 '더 나은 삶'으로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전 책들이 큰 소재 하나씩을 골라 책을 구성했다면, 이번에는 실험의 기간을 짧게한 9가지를 묶어 놓았다. (서문에 의하면 실험 순서와 발간 순서는 일치하지 않는듯하다) 각각의 실험 내용은 위의 책 상세정보를 따라가면 볼 수 있다. 내용의 구성은 각 챕터(실험)마다, 실험을 하게 된 이유 - 실험 개시 - 에피소드 - 실험을 통해 얻은 성찰, 로 되어 있다. 

실험의 내용 자체는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누구나 한번쯤 생각(만)해 봤거나, 혹은 생각도 하지 않은(못한) 것들이다. (인터넷 데이트는 은근히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하지만 실험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은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것과 더 기발하고 엉뚱한 것들이 섞여 있다. 

내가 보았을 때 가장 기발한 실험은 2장의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기'였다. 저자는 '세계는 평평하다'를 보고 실험을 생각해 냈는데 나는 같은 책을 보았지만 전혀 그러지를 못했었다. 아쉽게도. 그는 자신이 해야할 많은 일들, 개인적이고 사소한, 공과금 납부, 휴대전화 요금제 문의와 같은, 것에서부터 회사 동료에게 이메일 보내기와 같은 공적인 일, 아내와의 부부싸움, 아이 돌보기까지 말도 안되게 개인적인 일들까지 아웃소싱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부분의 일들이 제대로 처리된다. 자본력을 제외하면 딱히 다른 나라들에 떨어지지 않는 인도라는 나라의 고급인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웃소싱을 생산적이라고 여기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서도 가능한 서비스 업종(여기에서 나오는 개인 비서와 같은)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제조업에서의 아웃소싱은 생산적이라는 측면에서만 볼 수 없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원하는 것은 3장의 '획기적인 정직 실천하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직장 상사의 썰렁한 농담에 그런건 좀 집어치우라고 말하고도 싶고,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으면 사실대로 말하고 싶을 때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밥먹듯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정직하게,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예스맨, 라이어 라이어의 짐캐리와 같은 경험을 실제로 한 저가는 실험이 끝나고도 '고수할 만한 획기적인 정직'을 실천하고 있다. 그런 것은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는 수준이라는 충분히 누구나 해봄직한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에 나온) 예를 들면, 친구와 점심을 같이할 기분이 아닐 때는 그럴 마음에 없다고 진실만 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다고 본다. 상대를 고려하지 않은 진실 고백은 상대를 제대로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저자가 챕터 마지막에 언급한 부분을 인용해보고자 한다. 어느 정도는 다들 이미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 나는 우리가 조만간 '획기적인 정직'이 실현된 세상에서 살게 되리라...우리 삶이 면면이 트위터로 공개되고 인공위성으로 찍히며 소형 몰래 카메라로 포착된다면 비밀을 유지하기란 힘들어진다. 머지않아 진실이 판치게 되리라. 


종합적으로 보면, 이 책이 인생에서 꼭 한 번 읽어봐야 할만큼 중요하고 대단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재가 특이하다는 점과 지루하지 않게 써내려 간 문제와 내용 구성은 한번쯤 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직접 이런 실험들을 통해 경험하지 않고는 확실히 알 수 없는 깨달음들을 얻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깨달음들은 내가 살아가는데는 딱히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저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덧. 이벤트로 받은 책은 시사IN에서 진행하는 행복한 책꽂이로 기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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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그랜드펜윅 세번째 시리즈.
미국을 상대로 선전포고 후 뉴욕으로 쳐들어가서 전쟁에서 승리하고,
미국과 소련보다 먼저 우주왕복선을 개발해 달을 다녀왔던 약소국 그랜드펜윅이 이번에는 월스트리트로 진출했다.
책의 줄거리를 비롯한 자세한 소개는 아래 책소개의 링크를 따라 가면 알 수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

약소국그랜드펜윅의월스트리트공략기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레너드 위벌리 (뜨인돌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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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를 최대한 발설하지 않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필두로 한 자본주의, 금융자본에 대한 비판이 담은 풍자소설이다.
소설이 쓰여진 것이 1969년이니 이미 40년이 지났지만 소설 속의 사회와 현재의 사회는 크게 다르지 않은 자본주의를 가지고 있고, 특히 최근의 금융위기를 통해 더 쉽게 이야기에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가볍게 읽을 수도 있는 풍자소설이기 때문에 경제학에 무지한 주인공(글로리아 대공녀)과 마찬가지인 독자들을 위해 쉽고 간단하게,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경제학의 몇가지 개념들에 대해 설명해 주기 때문에 경제학을 모른다고 해서 전혀 긴장하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결국은 돈이 다가 아니다..돈을 많이 갖는 것은 행복을 살 수도 없고,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이전만큼의 행복도 느끼지 못하고 더욱더 불행해지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도 작가의 노동가치설로 설명되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부자 되세요~'라는 주문에 사로잡혀 철저하게 자신만을 위해 인생을 살아온 사람을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 뽑았고, 여전히 돈을 위해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꼭 한번씩 읽어보면 좋겠다.

덧. 주식투자를 위해 이 소설을 읽는다면 큰 호통을 들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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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던 '100℃'를 얼마전에야 읽어 보았다.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인지 짐작할 수 없지만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이라는 부제를 보면 6월민주항쟁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최소한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제대로 당시의 기록을 찾아서 보는건 처음이다.

책의 내용은 아무것도 모르던 대학 신입생이던 주인공(사실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것 같지만..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인물이라 할까)이 처음 광주민주항쟁을 알게 되고 학생운동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중에 작가의 후기에도 나오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많지 않은 분량의 만화에 주요한 사건들은 모두 들어 있어서 간혹 내용 전개가 부드럽지 않다는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많은 이야기를 매끄럽게 풀어나가고 있다. 운동권 내부의 갈등, 운동권과 비운동권 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등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물론.

책 제목인 100℃가 의미하는 건 너무 유명하니까 따로 나까지 한마디 거들 필요는 없겠지만..개인적으로 꼭 민주화 운동이 아니더라도 유용하게 잘 쓸 수 있는 말이고, 항상 유념해 두어야 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100℃까지 끓을 수 있는 일이 민주화 운동만 있는건 분명 아니니까. 그건 역사가 아니라 일반 생활에서도 알 수 있는 일이니.

만화의 본 내용도 좋기는 했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부록이었다. 어릴 때보던 학습만화 형식으로 두 등장인물(하나는 사슴이라 인물이라고 해야할지..)이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민주주의에 왜 관심을 기울이고 굳이 지켜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1980년대가 아닌 현재의 시각으로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치혐오 성향을 가진 기성세대나 정치, 민주주의에 전혀 관심이 없는 현세대들에게서 쉽게 던져질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많아서 혼자 생각했을 때 답이 잘 안나오던 질문이나 토론에서 나왔던 화제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이전의 독재자들과는 레벨이 다르지만 그들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현재의 정부의 덕분에 일반 시민들이 민주주의에 더할나위 없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 시기에 어린 학생들은 물론이고 나 정도의 나이대, 87년 기억은 없고 현재의 촛불 소녀 세대에 끼인 세대, 는 필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인터넷에서 한번쯤이라도 찾아서 보는게 좋지 않을까..생각이 든다. 나이 드신 분들이야 어차피 다 빨갱이들 혹은 철없는 인간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그린거라고 생각하고 말지 모르겠지만 그런 분들에게도 기회가 있으면 한번쯤 보여드리고 싶다. 한번 다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니까. 원래 인터넷에 올라와있던 만화이긴 한데 부록도 인터넷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책이 나온지 1년이나 됐고, 이전에 웹에서도 연재되었던 작품을 이제 와서 이렇게 말하기도 뭐하지만..재보선 선거도 있었고 하니..


100도씨뜨거운기억6월민주항쟁
카테고리 만화 > 역사만화
지은이 최규석 (창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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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7. 29. 05:30
어릴 때부터 9시 뉴스를 보면 신문에서 보는 비슷한 정치, 경제 등등의 내용이 나오는 뉴스가 나오고 그게 끝나면 지역 방송국에서 제작한 뉴스가 잠시 나오고 날씨, 스포츠 뉴스가 나왔다. 나는 거의 언제나 초반의 뉴스가 끝나고 지역 뉴스가 나오면 문화방송이었으면 한국방송으로, 한국방송이었으면 문화방송으로 채널을 바꿨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재미를 못 느껴서였을 것이다. 재미를 못느끼는 이유는..전국 방송 뉴스의 이슈들이 훨씬 더 시끄럽고 신문이나 다른 매체에서도 훨씬 더 많이 다루고 기사도 많고 갈등이 많아서고..
또 하나의 이유는 내가 몇년 전까지도 울산은 내가 태어났고 부모님, 친척들이 살고 있지만, 내가 앞으로 살 곳이라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지역(울산) 뉴스에 나와 관련된 기사는 없다고 생각을 했던 점이다. 그리고 대학에 와서도 포항은 내가 학교 때문에 잠시 있을 곳이지 평생 살거라고는 전혀, 지금도 생각하고 있지는 않고..이런 식으로 나와 내가 있는 지역은 따로 놀고 있었다.

분명 내가 현재 살아가고 있던/는 지역인데도 그 지역의 문제나 소식들에 관심이 없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나만이 아니라 주변의 대부분이 그렇다는 점에서 더더욱 이상한 일이다. 아직까지도 난 포항에도, 울산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긴 한 것 같다. 그나마 울산은 지방선거 때 후보자들을 챙기는 정도..

우리나라가 지방자치를 실시한지 20년이 다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사람들과 돈을 블랙홀처럼 끌어 당기는 이유 중 하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지방에 대한 무관심이다. 지방에는 돈이 없다고..사람이 없다고..기업이 없다고..투덜대는 지방 사람들은 세종시와 같은 수도권의 은총만을 바라고, 바라는만큼의 보상이 되지 않으면 얼마전 온나라가 시끄러울 정도로 지방을 살려야 한다..와 같은 구호를 외치고 수도권, 혹은 자신들의 이익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다른 지방과 싸우게 된다.

지금까지는 지방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중앙, 수도권에서 정치적인 방법으로 지방에 돈을 살포해서 지역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지금도 많고..그래서 지역균형발전정책같은 것이 나오고 시행되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 바로 발전을 해야하는 지방, 본인들의 의지와 지역에 대한 인식 없이 중앙 정부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 의해 지방 발전책이 논의되고 시행된다는 점이다. 자기의 일은 스스로하자던 학습지의 광고와 같이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지방에 사는 어른들은 자기 지방의 일을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없다.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도 많고..저자는 이런 지방 사람들에게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 언론(방송, 신문)을 살려서 지방 정부를 감시, 견제하고 지역 문화를 살리고 지역주의, 연고주의를 타파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은 시민들 스스로가 시작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일단은 지역의 엘리트(저자와 같은 교수나 언론인 등), 공무원, 시민단체들의 우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인상깊었던 건 지역 명문고의 동문회(총동창회였나)에서 솔선수범해서 연말에 술만 먹는 송년회 대신 봉사활동 등을 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그런 것이 실현만 된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과 더불어 지역 전체의 행복도(정확한 표현이 기억이 안남)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인데, 이 부분을 읽으니 눈이 번쩍 뜨이더라. 내가 실현할 수 있는 모임이 있다면 한번쯤 시도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안량하게 한달에 돈 몇 푼씩 내고 나는 최소한 이만큼은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 보다야..

내부식민지론이 많이 적용되어 말해지는 프랑스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서울, 수도권에 인구와 자본이 훨씬 더 집중되어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내부식민지론'이라는 단어는 몰라도 이미 몸과 머리로 그 현상, 부작용들을 알고 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못먹어도 서울로 go 가 아니라 살기 좋은 지방에서 살게 되면 좋겠다. 최소한 수도권에 몰려들었던 사람들이 지방으로 나오지는 않더라도 지방 내부에서는 저자가 제안한 것처럼 각자의 지역을 더욱더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평생 지방에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나를 포함해서..

솔직히 나도 이런 생각을 이전에는 많이 하지 못했었고..그나마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을 통해서 우리나라에는 서울, 수도권만이 아니라 지방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구독도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강준만의 '지방은 식민지다'를 통해서 조금은 막연하고 정리가 안되던 것들이 쭉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의 문제는 지방에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방은식민지다지방자치지방문화지방언론의정치학,내부식민지론
카테고리 정치/사회 > 행정/정책 > 지방자치 > 지방자치일반
지은이 강준만 (개마고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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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내가 '지역'과 '지방'을 혼동해서 쓰고 있어서 헷갈린다면 죄송..개인적으로 '지방'이라는 말보다는 '지역'이라는 말을 더 쓰고 싶어서 그렇다. '지방'은 서울(혹은 수도권까지 포함)을 제외한 지역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지역'은 그런 구분 없이 모든 지역을 동등하게 가리키는 단어라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7. 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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